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전현직 대통령에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등 과거 유력 대선후보까지 총출동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전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등 민주당원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들이 연사로 나섰고, 가수 비욘세와 테일러 스위프트까지 참석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유명 인사가 총집결하는 축제가 벌어졌다. 시카고에서 8월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개최된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 이야기다.4년에 한 번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가장 중요한 행사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일이다. 1월 뉴햄프셔주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혈맹 관계라는 여운이 미·소 양국 사이에 여전히 남아 있던 1946년 2월. 모스크바 주재 대리공사이던 조지 케넌은 이른바 ‘긴 전보(long telegram)’를 작성해 미국 국무부에 송신했다. 그는 소련이 안보적 불안과 마르크스레닌주의 도그마 등의 이유로 외부 팽창을 추구할 것임을 예견함과 동시에, 자체 모순 때문에 장기적으로 내파할 수밖에 없음을 역설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케넌은 서유럽과 극동 등 주요 산업지역에 방어선을 설정해 공산 세력의 팽창을 저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것이 바로 ‘봉쇄(con
8월23일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중학고등학교(이하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일본 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에 위치한 한신고시엔 구장에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졌다. 오랜 연습으로 검붉게 그을린 얼굴에 먼지와 눈물이 범벅이 된 채 선수들은 함께 교가를 불렀다. 한국인, 일본인 관계없이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모두 감동했다. 일본 고교야구부 3700여 팀이 겨루는 고시엔 왕좌의 자리는 보통의 땀으로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찬사와 축하의 말들이 SNS와 각종 미디어에서 넘쳐났다.‘한국어 교가’로 촉발된 한국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때 아닌 ‘원조 논쟁’으로 불이 붙었다. 팁(tip) 소득 면세 정책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가 8월10일 유세에서 팁 소득 면세 정책을 제안하자, 트럼프 후보는 ‘트럼프의 아이디어’라면서 “내게서 훔쳐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팁 소득 면세 정책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할 수 있는 매우 드문 정책이라고 평가한다.그러나 현실은 어떨까?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는 이 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반박한다. 팁을 받는 노동
과거 한·미 합동군사연습과는 다른 차원의 훈련이 한반도에서 벌어질 조짐이다. 한·미·일과 북·중·러 두 진영이 핵무기 사용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핵 사용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군사훈련을 할 판이다. 핵보유국인 미국·중국·러시아 3국과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서 국제레짐을 위반하고 핵무장을 하는 북한을 포함하면, 핵 보유 4개국의 안보 이해관계가 한반도에서 부딪치고 있다.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이 중단되었다. 반면 한·미 군사연습은 진화했다. 성격부터 바뀌었다. 북한 핵 공격에 대
2021년 2월의 어느 평일 아침이었다. 스위스 취리히 인근 도시 빈터투어에 있는 아파트에서 32세 여성 M은 19개월 된 막내딸을 돌보고 있었다. 첫째와 둘째 아이는 방학을 맞아 아빠가 있는 세르비아에 가 있었다. M과 남편은 별거 중이었다. M은 얼마 전까지 남편과 시댁 식구가 있는 세르비아에서 5년간 살았지만 반복되는 남편의 폭행을 견디지 못해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인 스위스로 돌아와 이혼소송을 냈다. 이혼에 동의하지 않고 자신을 협박하는 남편에 대한 별도의 고소장도 제출했다. 남편은 세르비아 이주민 가족으로 원래 스위스에 거주
‘석회화된 선거(Calcified election).’ 바이든과 트럼프가 처음 대결한 2020년, 두 후보 지지율이 변하지 않은 현상을 두고 정치학자들이 붙인 말이다. 2024년 선거도 ‘석회화의 연장선’으로 보였다. 2020년 반복을 원하는 유권자는 많지 않았고, 선거는 지루해보이기까지 했다. 첫 TV 토론 전까진 그랬다.지난 7월 한 달간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 선거를 오래 관찰한 이들에게도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바이든 사퇴 압박으로 인한 민주당의 분열, 트럼프 암살 시도, J. D. 밴스의 부통령 후보 지명과 공화당 전당대회,
힐빌리(Hillbilly)는 시골에서 고립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말이다. 고립적 특성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조롱의 의미로 쓰이기도 하며, 시골의 가난을 지칭할 때는 동정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는 7월15일 전당대회에서 ‘힐빌리’ 출신인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밴스는 미국에서만 160만 부 이상 팔린 자전적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2016년 출간)로 명성을 얻었다.밴스는 트럼프를 보완해 대선에서 공화당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 무엇보다
한 달 동안 독일에서 열린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7월14일 밤(현지 시각)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2-1로 물리친 스페인은 이로써 유로 역사상 최다 우승국(4회)이 되었다. 이번 유로 2024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스페인의 떠오르는 스타 라민 야말이 세운 유로 역사상 최연소 출전과 최연소 득점 기록이다. 야말은 2007년 7월13일생으로, 유로 결승 전날 17세가 되었다. 야말의 최연소 득점 기록이 나온 경기는 4강 프랑스전이다. 골을 넣은 야말은 가슴 앞에서 두 손을 교차시키고 손가
좌파의 승리인가, 가까스로 지킨 ‘상식의 마지노선’인가. 최근 프랑스와 영국에서 열린 조기 총선 결과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표면적인 선거 결과만 놓고 볼 땐 ‘좌파의 승리’처럼 읽힌다. 영국에서는 노동당이 총 650석 가운데 412석을 획득하며 정권을 거머쥐었다. 프랑스에서는 결선투표 끝에 좌파 연합인 ‘신인민전선(NFP)’이 총 577석 중 182석을 얻어 원내 1당을 확정 지었다.앞선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곧이어 열린 영국과 프랑스의 총선은 좌파 정당·연대가 반격한 셈이 되었다.
민주주의와 폭력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정치 지도자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유세 현장에서 가장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되었다. 현지 시각 7월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귀에 총상을 입었다. 총격범이 쏜 총알 여덟 발은 유세 현장에 참석한 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총격범은 행사장 인근에 거주하는 스무 살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아직 그의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세 현장에서 120여m 떨어진 건물 지붕에서 AR-15 소총을 이용해 트럼프 암살을 시도한
2024년 파리올림픽(7월26일~8월11일) 및 패럴림픽(8월28일~9월8일)은 두고두고 회자될 스포츠 제전이다. 파리올림픽은 우선 최초의 ‘성평등 올림픽’이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올림픽이 열린 이래 처음으로 남녀 성비가 ‘50대 50’이 됐다. 출전 선수가 모두 1만500명인데, 남녀 5250명씩 똑같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녀 혼성 경기종목을 늘리고, 참가국에 남녀 선수 비율을 맞춰달라며 노력한 결과다. 과거와 달리 여자 마라톤이 대회 마지막 날 올림픽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도 상징적이다.성평등과
메타(인스타그램의 모회사)와 소송을 진행 중인 알렉시스 스펜스는 12세에 처음 인스타그램에서 운동 분야를 검색했다. 인스타그램이 다이어트 관련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후 마른 몸매의 사람을 보여주면서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섭식장애를 겪게 됐다. 미국에서 청소년기 소셜미디어 사용의 부작용은 이미 보편적인 현상이다. 1200명 이상이 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미국에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피해 사례는 자살 등을 포함해 언론에 지속적으로 보도되었고 이에 대한 규제
6월28일부터 7월1일까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체결한 직후였다. 당연히 이에 대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인민군대와 전체 공화국 무장력의 군사 정치활동 방향’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상세한 발언을 보도하지 않았다.북한이 김 위원장의 상세한 발언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북한의 움직임을 무시하고 넘어갈 상황은 아니다. 한·미·일 군사훈련 등으로 긴장이 한층
6월27일 밤은 미국 민주당 지지자에게 ‘재앙’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한 날이었다.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날 밤의 충격과 비슷한 정도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모두 직함 생략)의 대선 토론이 열린 날에 대한 평가다.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물었다. 어쩌다 민주당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그리고 바이든을 교체할 방법은 없는지.‘슬로모션으로 진행되는 교통사고’라는 영어식 표현이 있다. 눈앞에서 재앙이 아주 천천히 펼쳐지는 것을 목격함으로써 모두가 재앙 같은 결과가 일어나리라는
6월19일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은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전에 양국 외교 당국자들이 협의한 주요 내용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노동신문〉에 기고하는 형식으로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6월19일 밝힌 바에 따르면 북·러 간의 새로운 조약 체결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서 진행된 푸틴 동지와의 상봉에서 새 국가 간 조약 문제를 토의한 후” 본격화됐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친절한 해설가’가 등장해 협의 과정을 생동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의 그 어떤 정상회담보다
프랑스에 정치 분열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6월9일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31.4%를 얻어 역사상 최초 단일 정당 30% 이상 득표라는 성과를 거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직후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극우 세력의 확산세는 예견된 바였다.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여러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30%가 넘는 지지율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4월13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일간지 〈르파리지앵〉과 함께 발표한 조사 결과(성인
6월6일부터 6월9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는 예상대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의 강세와 녹색당의 약세라는 결과를 보여줬다. 2019년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정당이 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반대편에 있던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 소속 정당 또한 과거보다 두드러지게 많은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극우 정당의 성장에 따른 위기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의 약진만이 두드러졌다.그럼에도 유럽연합(EU)의 존립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도 친유럽연합 노선을 지지하는
5월31일 금요일 11시30분경,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만하임의 중심 광장. 30㎝가량의 흉기를 든 한 남성이 사람들을 공격했다. 공격 대상은 반이슬람 극우 단체인 ‘유럽평화시민운동(BPE)’ 집회의 참가자들이었다. 이 사건으로 6명이 다쳤다. 피해자 중에는 유럽평화시민운동의 대표적 활동가이며 극우 집회 연단에 단골로 등장하는 미하엘 슈튀르첸베르거도 있었다. 가장 큰 부상을 당한 사람은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 뛰어든 경찰이었다. 머리 위를 흉기로 공격당한 경찰관은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6월2일 사망했다.
데브라 블레이크 씨는 2019년 9월11일 오전 7시30분쯤에 오리건주 그랜츠패스시(City of Grants Pass) 공원에서 침낭을 깔고 누워 있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약 10년 전 직장과 주택을 잃고 노숙 생활을 이어가던 블레이크 씨는 여러 건의 노숙 관련 유죄판결로 5000달러(약 689만원) 이상 벌금을 체납하게 됐다. 존 로건과 글로리아 존슨 씨는 집이 없어 공공 토지와 도로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잠을 자는 노숙을 계속하다 경찰에 단속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노숙으로 처벌받은 이들은 비영리 법률단체의 도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