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내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PC라는 새로운 기계 때문에 세상이 들썩이고 있었다. PC를 제대로 다루려면 책으로 공부해야 했다. 대학에 입학하자 ‘인터넷’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던 일이 기억난다. 당시 일반인들은 아직 인터넷이 뭔지 알지 못했다. 곧이어 ‘윈도’라는 새로운 PC 운영체제가 세상에 나왔고, ‘마우스’라는 낯선 장치를 사용해야 했다. 머지않아 정보를 얻거나 게임하는 장소였던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야후’가 독점하던 검색시장에 ‘구글’이라는 새로운 검색엔진이
문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5000년 전쯤 발명된 것으로 보인다. 점토판에 새겨진 기호가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당시 사람들은 놀랐으리라. 문자가 발명되고 오랫동안 오직 소수의 사람만 문자를 사용할 수 있었다. 말하기와 달리 글쓰기는 엄청난 노력을 통해 습득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도시와 국가가 탄생하자 관리와 통치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기억에만 의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문자는 국가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저장·관리하는 필수적인 도구였다.메소포타미아의 통치자들은 문자의 힘을 이내 깨달았다. 말이 문자가 되면 변하지 않는
지금 나는 의자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탁 의자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자동차 의자에 앉아 운전하거나, (자리가 있다면) 지하철이나 버스 의자에 앉아 이동하고, 사무실 의자에서 하루를 보낸다. 집에서도 소파라는 의자에 앉는다. 사실 외출은 새로운 의자를 찾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영화관, 카페는 말할 것도 없고 회의나 세미나를 가도 의자에 앉는다. 직장에서 내가 앉는 의자를 없애는 것은 나의 존재를 없애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의자에서 보낸다. 이 세상에는 인간보다 의자가 많을 것이다.
2015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빛과 광기술의 해’였다. 이는 1015년, 즉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이슬람 과학자 이븐 알하이삼(유럽에서는 ‘알하젠’)의 저서 〈광학의 서〉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일반인에게 낯선 이 책은 빛의 반사와 굴절 그리고 ‘본다’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올바르게 기술한 뛰어난 저서다.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린아이에게 물어보면 눈에서 빛이 나온다는 답변이 제법 많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에우클레이데스(영어식으로 ‘유클리드’)는 눈에서 나온 빛이 물체와 접촉하여 촉각과 같은 방식으로 시각이 생긴다는 이
위키백과에 따르면, 사이보그(cyborg)란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유기체(organism)의 합성어로 기계와 인간의 결합체인 개조 인간을 의미한다. 영화 〈공각기동대〉 〈터미네이터〉 〈로보캅〉 등의 SF에 등장했던 익숙한 존재다. 우리는 사이보그에 대해 양면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인간의 몸에 기계가 결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이는 사이보그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을 보면 사이보그야말로 인류의 피할 수 없는 미래라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이 글에서 우리는 이미
‘격물치지(格物致知)’란 사물을 탐구하여 앎에 이른다는 의미다. 물리의 눈으로 세상을 이해해보려는 칼럼 제목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 같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첫걸음은,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고 그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이때 우리가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것은 물질적 증거다. 즉, 격물치지라는 말이다.첫 칼럼에서 선거가 민주적인 방법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곧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선거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선거를 제외하고 대다수 국민이 정치권력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방법이 많지 않기